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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코인

팔란티르의 기술적 해자: AI 시대, 왜 대체될 수 없는가?

by tinywisdom 2025.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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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 회사들 많이 보이시죠. 팔란티르도 결국 소프트웨어 기업이고, AI에 잠식 당할 리스크는 없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알아보니 팔란티르는 단순한 데이터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며, 일반적인 AI 기술에 의해 잠식되기 어려운 강력한 기술적 해자(Technical Moat)를 구축하고 있더군요. 그 핵심은 바로 '온톨로지(Ontology)' 기술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통합 및 운영 방식에 있습니다.

1. 팔란티르의 핵심 기술적 해자: '온톨로지'

일반적으로 AI가 특정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를 도출하는 '두뇌'의 역할을 한다면, 팔란티어의 플랫폼은 조직의 모든 데이터와 시스템, 그리고 의사결정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추신경계'와 같습니다. 이 중추신경계의 핵심이 바로 '온톨로지'입니다.

  • 온톨로지란 무엇인가?: 현실 세계의 복잡한 관계를 데이터 모델로 재구성하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 내에 존재하는 '고객', '제품', '공급망', '계약' 등 수많은 데이터들을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정보의 섬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A 고객이 B 제품을 C 계약 조건으로 구매했으며, 이 제품은 D 공장에서 생산되어 E 공급망을 통해 전달된다"와 같이 각 데이터 간의 의미와 맥락, 관계를 정의하고 연결하는 것입니다.
  • 왜 이것이 강력한 해자가 되는가?:
    • 데이터의 '정제'가 아닌 '연결': 대부분의 기업은 데이터를 '정제(Cleaning)'하여 분석에 활용하려 하지만, 팔란티르는 지저분하고, 형식이 다르며, 서로 다른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있는 그대로의' 데이터를 온톨로지 기술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합니다. 이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 현실 세계의 '디지털 트윈' 구축: 온톨로지를 통해 구축된 데이터 모델은 단순히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기업 운영 전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처럼 작동합니다. 경영진은 이 모델을 통해 특정 부품의 공급이 중단되었을 때 어떤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최종적으로 어떤 고객과의 계약에 영향을 미치는지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 인적 자산의 축적: 온톨로지 구축 과정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Domain Expert)들의 지식과 경험이 녹아 들어갑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코드뿐만 아니라 조직의 운영 노하우 자체가 플랫폼에 축적되는 효과를 낳으며,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 됩니다.

2. AI에 잠식되지 않는 이유: AI를 '활용'하는 운영체제(OS)

사람들의 우려처럼 단순한 기능의 소프트웨어는 더욱 발전된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팔란티르는 AI를 대체재가 아닌, 자사의 플랫폼 위에서 구동되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의 역할: 팔란티어의 AIP는 OpenAI의 Chat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고객의 민감한 내부 데이터와 안전하게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합니다. 즉,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분석하고 학습할 '데이터'가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팔란티어는 온톨로지로 정교하게 구축된 고객의 데이터 모델 위에서 AI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통제하고 관리하는 '운영체제(OS)'의 위치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 '설명 가능한 AI'와 '인간 중심의 의사결정': 팔란티르의 시스템은 AI가 왜 특정 결론을 도출했는지 그 근거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AI의 판단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인간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는 철학에 기반합니다. 국방, 안보, 의료 등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분야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차별점입니다.

3. 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높은 전환 비용'

팔란티르의 또 다른 강력한 해자는 일단 도입하면 다른 시스템으로 교체하기가 매우 어려운 '높은 전환 비용(Switching Costs)'입니다.

  • 조직 운영의 통합: 팔란티르의 플랫폼은 특정 부서나 업무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운영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수많은 데이터 소스가 연결되고, 수년간의 의사결정 기록과 노하우가 축적된 이 시스템을 다른 솔루션으로 대체하는 것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것과 같아 막대한 비용과 위험이 따릅니다.
  • 네트워크 효과: 플랫폼을 사용하는 임직원이 많아지고, 그 위에서 더 많은 데이터와 분석 모델이 생성될수록 플랫폼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이는 조직 내에서 팔란티르 플랫폼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결론적으로, 팔란티어의 기술적 해자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능의 우수성이 아닙니다. 이는 조직의 복잡한 현실 세계를 데이터로 재현하는 '온톨로지' 기술력, AI를 대체재가 아닌 핵심 도구로 활용하는 '운영체제'로서의 포지셔닝, 그리고 한번 도입하면 빠져나가기 힘든 '높은 전환 비용'이라는 세 가지 기둥 위에 세워진 견고한 성과 같습니다. 따라서 범용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팔란티르의 역할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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